서울 용산의 국립중앙 박물관 청동기 시대 전시실로 가보자. 대전시 괴정동에서 1969년 입수한 길이 7.4cm 짜리 작은 청동 유물(B.C4세기 추정)이 눈길을 끈다. 반쯤 훼손된 기와집 모양 한쪽 면에 농기구로 추정되는 물건을 잡은 채 성기를 노출한 남자, 반대쪽에는 나뭇가지(장대) 위에 새가 새겨졌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토된 가장 오래된 새 관련 유물이다. 무대를 서울 경복궁 내 국립 민속박물관으로 옮기자.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장승과 함께 서 있는 장대 위 새가 중앙 박물관 청동유물의 새와 겹쳐진다. ‘솟대’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 노란(己) 돼지(亥)해가 밝았다. 우리 민속에서는 섣달인 구랍(舊臘)에서 설날인 원단(元旦)을 지나 정월 대보름까지 무병장수와 풍년의 복을 비는 제(祭)를 올리거나 솟대를 세웠다. 요즘 도로나 하천변에 세우는 솟대. 새해를 맞아 저마다의 소망을 담는 의미로 솟대 문화사와 새 관련 신앙의 기원을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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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가 새겨진 청동 유물. B.C4세기. 국립중앙 박물관. ⓒ 김문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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